== With green/화초

멕시카네린 꽃 피다

위드그린 2018. 9. 21. 15:13

선명한 빨간색이 예쁘다.

며칠 내리던 비가 이제 막 그쳤다.
하늘은 맑지 않지만
큰 숨을 쉬라고 하우스덮개를 열었다.

어제는 처음으로 혼자 전시회를 갔다.
혼자서 하는것이 쉽지 않다.
익숙하지 않아서다.

18년을 항상 곁에 있었던
샛별이가 떠나고
이제 친구이자 딸인 희원이 마저
자신의삶을 찾아 갔다.
멀지 않은 곳이지만
절차가 복잡하여 쉬이 만나지 못하는 거리라서 먼 것과 진배 없어
매일을 붙어 지내던 때와 완연히
다르고 매우 허전하여
한참전에 먼저 일어난 샛별이의
부재까지 물 밀듯 해일처럼 몰려와
내 삶을 잠식했다.
이제 뭐든 혼자해야 한다.
시작이다.

샛별이의 부재가 이제서야
실감이 난다.

다들 운명에 순응하며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불확실하면서 너무도 확실하여
당연한 우리의 삶.
그렇게 하루들을 살아 넘긴다.

아이들이 어렸을때
함께 가보았던 샤갈전의 그림과 달리
이번엔 판화와 엣칭, 삽화, 스탠드글라스등이 위주였다.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그림에서 풍기는 비사실적인 상상적 표현과
아무렇게나 터치한듯한 대범함,
공들이지 않은 듯한 비범함,
소심한 세심함등
유명한 천재성 뒤의 평범함을 본듯하여 나쁘지 않았다.

사람들은 설명 오디오까지 들으며
열심히 그림을 공부했다.
나는 그들 사이로 빠르게 그림을 구경했다.
설명의 지루함으로 그림의 첫인상과 내느낌을 희석시키지 않고 싶었다.

기념품으로 그림자석 몇개 샀다.
제주도와 부산에서 사온 것들 사이에 붙여뒀다.

반대쪽은 이미 만석이다.

샤갈의 익숙한 유화가 담긴 책도 샀다.
얇지만 비닐로 밀봉되어 힘이 있어
잠시 구석에 세워 뒀다.
샤갈의 손수건을 사고 싶었는데
실망스럽게도 없었다.
 
대신 상설 기념품점에서 찾은
고흐와 클림프 명화 순수건과
아사 염색 손수건을 몇 개 샀다.

기념품은 아주 작은 것들과
작은 자석에 이어 손수건을 사게 된다.
자리를 차지 하지 않아 좋으면서
실용적이라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