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야생초밭을 꿈꾸다
당귀와 부추
위드그린
2019. 7. 4. 14:42
만발이다.
가까이 가서 보니 흰 꽃가루가 엄청 떨어져 잎이 하얗다.
꽃가루가 이렇게 많이 떨어지는 꽃은
처음 봤다.
두어 해 전 양평장에서 뿌리를 사다 심고
이곳 저곳 전전했는데도
아주 잘 자란다.
요즘 너무 가물었는데도 잘 사는게
원래 건조에 강한건지
워낙 남편의 애정을 듬뿍 받아
물을 잘 줘서 인지 모르겠다.
암튼 장소나 기후에 구애 않받는
키우기 쉬어 가성비 좋은 작물이다.
이 또한 남편의 편애를 듬뿍 받고 있다.
시골에서 받아온 씨를
서울집에서 파종하여 모종으로 키워
양평 밭에 심었더니
처음엔 몸살을 심하게 하는듯 시들하여 걱정케 하더니
본래 난 잎들이 시든 다음 곧
새 잎이 나기 시작했다.
엄마 말씀이 원래 그런거라 했다.
다행.
잎이 나기 시작했지만
성장이 느려 잘라 먹을 만큼 될까 싶었는데
부추는 자꾸 잘라줘야 잘 자란다는
누군가의 말에
잘라 먹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금새 쑥쑥 자란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서 남편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듬뿍 줘
양평의 애완 작물중 탑으로 등극했다.
ㅋㅋㅋ
참고로 남편의 애완작물은
모든 과실수와 채소들 이지만
요즘 특히 편애를 심하게 받고 있는 것들은
부추, 당귀, 으름,
호두(청설모로 부터 지키기 위해 나더러 수확때까지 양평에 머물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는중),
대추, 살구등의 과실수들과
마, 오이등의 채소들이다.
해마다 부추를 심지만
혹한의 양평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지곤 한다.
올 겨울엔 보온을 잘 해보려 한다.
해마다 파종을 되풀이 하는것을 그만하려구.
그런데 생각해보니
앞마당 차이브도 서양부추인데
직파한 이래로 해마다 너무 잘 살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차이브는 봄이면 분홍꽃을 제일 먼저 피워서
여름까지 꽃도 오래 간다.
잡초의 세가 강한 양평 우리 마당에서도
해마다 굳건히 잘 살아 있다.
가성비 좋은 꽃이다.
해마다 씨앗 구매에 적잖은 비용이 나가지만
성공율이 높지 않다.
그렇지만 어떤 것을 심어야 하는지
처음의 막막함은
이제 뭘 어떻게 심어야 하는지
대충 감은 잡혔다.
면적이 넓어 잡초를 깨끗이 없애기는
경험상 불가능하므로
크고 억센 잡초를 이길수 있는
보다 크고 강한 식물들
원추리, 방아, 부용, 해바라기,
금계국, 루드베키아, 붓꽃, 작약등이
알맞다는 것을 알았다.
작은 것들은 대부분 없어지고 만다.
꽃잔디, 패랭이, 채송화등이 그렇다.
대부분의 꽃이 화려하고 예쁜
일년초들은 봄 파종을 하는데
파종후 싹 틀 때까지 매일 물을 줘야 하므로 상주하여 살지 않는
우리는 불가능 한 일.
늦가을 모든 식물들이 져서
땅이 드러나는 때에
파종을 하여 겨울을 지내게 하면
봄에 발아를 하는 대부분 다년초들이
우리에겐 유리하다.
알록달록 화려하고 예쁜
온갖 꽃들의 유혹은 강하지만
욕심은 실망만 남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