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그린 2019. 4. 4. 16:01

부추 밭 정식.

그 옆의 두메부추

엄청 싱싱.
연보라꽃도 엄청 예쁘다.

차이브도 그렇고 부추류의 꽃은
모두 예쁘기도 해서 관상가치도 높다.

아파트 발코니 밖에서 겨울을 난
국화와 라벤더, 범부채도 살구나무 밑에 심어줬다.

라벤더는 거의 죽은것같다.

라벤더등 키가 작은 꽃은
심을때 일정 간격을 두고 하나씩 심으라고 하는데
경험상 노지에서 간격을 두고 한 개씩만 심는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특히 양평 마당은 잡초의 키가 매우 크고 억세서
그 간격이 그들의 터전이 되어
밀리기가 일쑤다.
몇 해 동안 꽃씨를 파종하고
모종을 심어본 경험상
꽃은 모아심어 그들만의 세를 키우게 해야 살아남는다.
한 개씩 드문드문 간격을 맞춰 심으면
어느샌가 사라져 버린다.

잡초는 아주 손톱만한것이 어느샌가 일미터가 넘는 키로 자라있고
너무 강해진 뿌리는 뽑아지지도 않으며
근처의 귀한 꽃들을 제압해 버려
그들만의 세상으로 만들어버린다.

처음 양평에 집을 지어
나무를 심고 꽃씨를 파종하고 부터 시작된 잡초와의 전쟁.
햇볕을 극도로 싫어해 집안에만 있는 화초같은 언니와
밭일이라도 시킬까봐 걱정하며 경계하여
감시를 늦추지 않는 딸들을 둔 엄마가 같이 있었지만
솔직히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고
고스란히 내 일이었고 정말 힘겨웠다.
되려 세끼 끼니까지 챙겨야 하는 입장이라 더 힘들었다.
그래서 하다하다 어느순간 포기.

그렇게 외면한 양평 마당은 
냉이, 쑥을 비롯한 온갖 잡초밭이 되었고
이제 조금씩 포기도 해가며
자리를 잡고 있는중.

모종을 심었더니 알아서 번식해
잘 살고 있는 곤드레나물,
너무도 무성하게 잘자라는 아스파라거스,
몇뿌리 캐다 심었더니 너무도 많이 번식한 돌미나리,
종근이 고스란히 살아남은 명이 산마늘,
해마다 새로나 커다란 나무처럼 자라는 배초향,
씨를 뿌리지 않아도 곳곳에서 나는
들깻잎과 자소엽.
몇 개 심었더니 해마다 커지고 넓히는 감국,
남들은 먹으려고 캐는 달래를
산에서 캐서 마당에 심었더니
밭을 이루듯 자란 달래.
파종이후 해마다 커다랗게 자라는
비비추,
산에서 몇뿌리 캐서 여기저기 심었더니 너무도 풍성해진 붓꽃.
한번 구근을 심고 캐지도 않아도
봄이면 저절로 자라늠 튤립....
그외 이제는 파종 않해도 저절로 나는 개똥쑥과 메리골드 등등
몇 해 동안 심은것도 엄청 많고
그 중 사라진것도 많지만
살아 남은것도 많다.
차이브, 질경이, 취나물, 방풍나물...

인위적인 조경보다 자연스런 야생초밭을 꿈꿨는데
여전히 길은 멀고 힘겹지만
돌이켜 보면 그래도 많은것을 이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