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야생초밭을 꿈꾸다
비속에 갇히다
위드그린
2018. 7. 2. 10:45
환기를 위해 문을 조금 열어 두니
비닐하우스 위로 떨어지는
비소리가 매우 둔탁하고 요란스럽다.
하우스를 않했으면 저 굵은 비에
바로 엉망이 되었을듯.
하우스 안의 분들은 흙이 마르지 않을뿐 모두 무사하다.
빗길 운전에 미끄러져 사고가 난
소식들이 뉴스에 연일 나오지만
어제는 빗속을 뚫고 차를 몰아
예술의 전당 음악회를 다녀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속 음악과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OST 를 웅장한 오케스트라로 들었다.
오래전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박물관을 갔던 기억이 났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빨간머리 앤, 이웃집 토토로등등 많은 그의 작품.
연로해서 작업 중단을 선언했지만
자신의 귀여운 손자를 위해
오는 2020년 새로운 작품
"애벌레 보로"라는 애니를 발표한다고 한다.
하루키도 대단하지만
하야오의 천재성은 정말 경외스럽다.
클래식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겨 졸기 일쑤였지만
오케스트라의 맨 끝 타악기 연주자 3명의 모습을 관찰하며
지루하지도 졸지도 않으며
순식간에 연주회가 끝났다.
그들은 한 사람당
여러가지의 타악기를
약간씩 자리를 움직이며
연주를 했다.
그들의 긴장감과 그러면서 다른연주자와 다른 약간의 여유로움,
그리고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적절한 연주.
왜 그들은 어떻게 해서
흔한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같은것이 아닌 타악기 연주자가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아뭏튼 연주는 멋졌다.
그친다는데
연일 빗나간 예보로 인해 믿음이 않간다.
돌풍을 동반한 심한 장마비가
시작 된다고 한건 금요일 부터 였다.
서둘러서 혹시몰라
마른 분에 물을 주고
안으로 들일 것을 선별해 옮기고
비닐하우스안에 잘 자리 잡도록
배치를 새로하고
최종적으로 안전하게
하우스를 덮고 타이로 고정.
그런데 예보했던 시간에 비가 안오네...
비가 안와 예보를 다시 검색해보면
비가 내리는 시간이 바뀌어 있길 수차례.
사람들은 예보가 아니라 실시간중계가 아니냐면서 투덜거렸다.
나도 그랬다.
비도 안오는데 답답하게 우산을 쓰고 있는 형국인
화분걸이대의 모종들 때문이다.
본의 아니게 우습게도
비를 기다리게 됐다는,
비 오는게 뭐가 그리 좋다고.
어찌됐든 드디어 비가 왔고
너무도 미리 앞당겨진 예보 덕분에
한방울의 비도 맞히지 않았다.ㅋㅋ
화요일엔 예보대로
비가 그치고 해가 떴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