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4가 방산시장, 중앙시장 다녀오다
두 달여를 꿈지럭거리다
이사날짜를 받고 보니 발등에 불 떨어진 격.
그동안 바닥교체와 도배를 몇 군데에서 견적을 받았지만
평수를 적절히 책정한 곳은 단가나 인건비등 다른 가격이 높은 편이고
단가가 싼 곳은 평수계산이 터무니 없고
전체적으로 저렴한 곳은 그만큼 재질이 별로.
더이상 망설일 시간이 남질 않아 마지막으로
도배, 장판등의 상가가 집결되었다는 방산시장엘 갔다.
폭염의 더위를 무릎쓰고 인터넷에서 어느분이 저렴하고 친절한 곳이라는 데를
찾아갔지만 너무 실망스러워 그냥 돌아오려다
남편이 그래도 한군데 더 보자 하여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다행히 계약을 하고 돌아왔다.
바닥은 LG지아마루로 교체하고 도배는 실크벽지로 하기로 했다.
전에 받아본 견적과 대동소이하지만
LG지아마루는 조금 더 저렴하게 한 편이라 그나마 다행.
서울에서 태어나 50여년간을 죽 살아왔지만
처음으로 가본 방산시장.
종합포장 인쇄타운이라고 칭한것처럼
모든 포장재와 종이류등 여러가지가 그득이다.
하지만 모두 일반인들이 필요로하는것이 아닌 것이라
그동안 올 일이 없는것이 당연한 일.
목적은 바닥,도배였고 당연히 이름만 다른 가게들이 모여있지만
너무 많아도 일관적인 가격등을 생각하면
일반 소비자들은 굳이 저 곳까지 가서 계약할 필요는 없는듯.
많지만 하나같이 같은가격을 제시하니 차별성이 전혀 없으므로.
방산시장내 가게에서 도배와 바닥을 후다닥 계약하고
길건너를 보니 이름만 들어본 중앙시장이 보여 건너 갔다.
중앙시장은 건어물 시장이었다.
반찬도 팔고 닭 같은것도 팔지만
그래도 주는 멸치, 오징어, 미역등의 건어물이다.
더운 날이라선지 낮이라선지 시장은 매우 한산했다.
건어물은 고가의 상품인데 이 재래시장에서는
과연 카드결재가 가능할지가 궁금했지만
장사도 안되는데 사지도 않을거면서 묻기가 뭐했다.
건어물의 비릿한 냄새에 모여드는 날벌레를 쫓아내는
나비모양의 도구.
너울거리며 뱅뱅도는 것이 언뜻보면 진짜 나비가 날아다닌것처럼 보인다.
처음보는것이라 재미있어서 한참을 봤다.
중앙시장 옆 골목 건물 한귀퉁이 핀 하얀꽃.
고양이 한마리가 길 한쪽에서
정신없이 오수에 빠져있다.
비닐봉투가 담겨 있는 걸어놓은 봉지를 베게 삼아 베고 자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여 한참을 들여다보았지만
녀석은 잠꼬대로 손을 부르르 흔들며 정말 정신없이 잤다.
중앙시장 초입.
오래된 재래시장인 만큼 장사하시는 분들도 대부분
연로하신분이 많았는데
저렇게 손님이 없어서 유지가 잘 될까 좀 걱정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