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화분 돌보기가 버거워져
있던 화초들도 모두 사망시킨 후
방치해둔 베란다 난간 빈 화분에
갑자기 변덕이 일어
채송화씨 몇봉투를 이마트에서 사다 뿌렸다.

물론 물도 주고 간간히 들여다 보기도 했다.
싹이나고 꽃이 피는 화초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를 알기에 놓치지 않으려고.
발아율 높은 꽃씨답게 곧 싹이 났고
자라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째 좀 이상하다.
아주 작고 붉은 싹이 빼곡하고 빠르게 올라왔지만 성장이 느린것이 있고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것도 있다.
씨를 너무 몰아 부은것과 뜨문 뿌린것의 차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점차 종류가 다른것이라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씨가 너무 작은 초미세하여 먼지같은
채송화씨앗은
파종시 모레에 섞어 뿌리는게 좋다는
요령을 알면서도 잊었다.

그래도 조금씩 자라는듯.

그래도 얘만큼은 아니지만..
옆지기에 비해 폭풍 성장중이다.


키가 큰 넘들.


키가 않 크는 땅딸보들.

가까이 보면 자라고는 있다.



흙도 새것으로 따로 담지 않고
죽은 화초를 잘라내고 방치해 둬 보기 싫어
조만간 양평에 보내려 했는데
이렇게 씨앗을 뿌려 생명을 불어 넣으니
새삼 멋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알록달록 컬러풀하고 앙증맞은 꽃들이 피면
얼마나 예쁠까.
채송화는 밭에서 흔히 볼수있는 쇠비름과 같은 종이라 한다.
역시 아주 작고 붉은 싹은 딱 쇠비름의 싹과
같은 모양이다.
작은 싹이 금세 폭풍 성장하여
나무처럼 튼실하게 커 매번 감탄하게 하는
쇠비름처럼 모습만 닮지 않고
강한 생명력도 꼭 닮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한 반 뿌린 적은 씨로
해마다 늘어나 곳곳에 지천으로 피어나
진짜 예쁠텐데.
얼핏 본 얘기로 채송화는 다육종류라고 해서
장마비에 녹아버릴까 장마가 시작한
요즘 비가 내리면 비닐하우스뚜껑을 덮어
보호하고 있다.
애써 잘자랐는데 꽃도 보기전에
녹아버리면 않되니까.
뚜껑이 있어 다행이다.
양평에 몇 해전 왕창 뿌려 봤지만
키 크고 억센 잡초들에 완전 밀려서
꽃을 보지도 못했었다.
이상하게 양평의 잡초들은 키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작은 꽃들은 살아 남질 못한다.
원인을 생각해 보면
워낙에 이미 살고 있던 키큰 잡초에
해마다 한 트럭씩 사놓고 여기저기 퍼 준
남편의 최애 쇠똥 거름이 원인인듯.
쇠똥거름은 친환경적이어 최고지만
소의 식사였던 많은 잡초의 씨 덩어리나
마찬가지라 매 해 많은 잡초도 함께 자라게 만든다.
시작은 그냥 갑작스런 변덕과 충동이었지만
꽃이 피고 씨앗을 품을 때면
저 화분들을 고스란히 양평으로 옮기면 어떨까 생각중이다.
그러면 씨앗이 떨어지고 날리고 해서
양평에 채송화가 전파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