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남편 혼자 양평에 갔다.
토요일 볼 일을 보고 오후에 가서 하룻밤 머물다 왔다.
거주 환경은 열악하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남편의 양평 사랑.
전에 우연히 나도 하루 잔 적이 있었는데
화장실도 없고 욕실도 없는데다
여름이었는데도 구들에 불을 떼서 방은 뜨거운데
같이 잔 언니들과 남편이 선풍기 바람을 싫어 해서
편치 않은 긴 밤을 보냈었다.
그 일은 빨리 집을 짓기로 결정한 계기가 되었다.
아뭏든 홀로 간 남편에게 당부한 것은
아카시아꽃 채취.
밭 근처나 길가의 것이 아닌 산 속에서 따왔다는 꽃은
가지에서 훑어 모았더니 얼핏 보면 옥수수 강냉이 처럼 보인다.
그릇 무게가 약 26.1g정도 되어
56.1g을 담아 30g씩 무게를 측정해 담았다.
모두 3kg정도 되었다.
부피는 어마어마 한데 무게는 가볍다.
깨끗한 꽃이기에 물에 씻지 않고 바로 절인다.
어려서 자주 놀러 다니던 근처 산에서
나도 저 아카시아꽃을 따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어느 산에나 아카시아꽃이 흔했는데
아카시아 나무에 대한 잘못된 오해로 많이 베어 없애선지
지금은 그리 흔하지 않다.
안타까운 일이다.
갖고 있는 약리성 때문인지 벌레가 많지 않고
하얗고 예쁜 아카시아 꽃.
그래도 벌레는 있더라.
당황한 벌레가 꽃을 훑어낸 가지에서
이리저리 탐색한다.
운도 나쁘지 그 깊은 산 속에서
하필이면 그 나무에 살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나.
성체가 되지 못하고 이제 곧 죽게 될 작은 벌레의 불운이 안되어
한참을 지켜 봤다.
드디어 설탕을 넣었다.
하얀꽃이라 설탕 색과 꽃 색이 완연하게 비교된다.
질량에 비해 부피가 크므로
버무려 하루 정도 두어 양이 줄어 들면
항아리로 옮기기로 했다.
물에 씻지 않은 건조한 상태라
손으로 마구 휘저어 버무려도 물이 금새 촉촉해 지지 않는다.
더욱 골고루 버무린후 위에 설탕을 덧 뿌려 뒀다.
양이 많아 두 군데 재어 둔다.
이제 어떤 항아리에 담을지 고민할 차례.
엄마가 바삐 뭘 하니 심심해진 샛별이
현관 쪽으로 가서 움직임이 없길래 봤더니
저렇게 서 있다.
밖에 나가고 싶다는 강력하고 명확한 의사다.
헐... 엄마 바쁜거 안 보이니?....
벌써 두 번이나 다녀 왔잖아..
왜?
물으니 얼굴과 몸을 아예 문쪽으로 돌아선다.
저쯤되면 무조건 나가야 한다.
아니면 하던 일 멈추고 불을 전부 끄고 취침을 하던지..
벌여 놓은 일을 수습하려면 한참을 있어야 하니
그래 먼저 나갔다 오자..
널부러진 거실 수습을 뒤로 하고
신난 샛별이와 세 번째 산책을 다녀 와야 했다.
그 시각이 밤 두시 반.....;;
몰두 하느라 시간이 이렇게 된 줄도 몰랐다.
효소 담기전 재료 다듬는 시간은 은근 많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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