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텃밭2022. 8. 28. 17:52


양평집 뒷마당의 왼쪽은 작은 내를 사이로 산이 인접해 있다.
바로 그건너 산에 커다란 호두나무가 있고 제법 많은 호두가 열리곤한다.
남편은 호두나무가 잘 자라있는것을 보고
즉시 호두나무 묘목을 사다 심었다,
당연히 우리땅에.

몇해가 지나 호두가 열리기시작했고
일년 내내 호두를 끼고 먹는
남편을 위해 더이상 호두 대량구매를
않하게 되었다.

호두의 동그란 열매를 따서 잘 말린후
마른 껍질을 까면
신기하게도
커다랗고 단단한 호두나무 씨앗
호두가 들어있다.

올해도 남편은 몇달전 호두가 많이 열렸다고 기쁨에 차서 자랑을 해댔다.

드디어 결실의 계절 가을 징후가
며칠전부터 선선한 기온으로 확연해졌다.
뭐든 열매를 거둬들일 가을 임박,
호두도 포함해서.

그런데
어제 양평에 간 남편한테 톡이 왔다.

"청설모가 호두를 다 먹었어!!
심지어 나무에 집까지 지었어..."

헐....



청솔모는 나무위에 올라 호두열매를 땅에 떨군다.
그리고 나무를 내려와 호두를 취한다.
몇해전 이상스레 딱딱 소리가 자꾸나서
나가 살펴보니
청설모가 부지런히 나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호두를 따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자꾸 무성했던 호두열매가
수확때만 되면 없어져
손을 타나 싶었는데
범인은 청설모였다.

옆 산의 호두나무도 크고 많이 열리는데 내천 건너 우리집 땅에 있는
호두까지 넘보다니
정말 어이없다.
남편의 낭패감이 확연히 느껴진다.

블루베리 작은 나무 한그루있는것은
열매가 열렸어 하는 사진하나로
실물은 구경도 못해봤다,
새들이 부지런히 먹어버려서.

사과는 여러 그루인데
해마다 제법 열려서 그 또한
남편의 큰 지켜보는 즐거움이라
제대로 된 풋사과 하나 얻어먹지 못했는데
산에 지천인 물까치들의 먹이가 되어
쪼아져 있기 일쑤라고 한다.

그래도 우리는 그냥 한 두그루
키우는 재미라지만
농부들은 얼마나 애가 탈까.
그래서 참새망 같은것이 날개돋힌듯 팔리나 보다.

밭 작물을 먼저 시식해버리는 고라니,
매달아 놓은 곶감마져 먹으려드는
물까치,
닭 사료에 보리수, 블루베리 같은 작은열매는 떼로 몰려다니는 참새에,
이젠 호두를 가로채는 청설모까지..

각박한 도시보다 덜 억울하지 않는 시골의 삶.
제발 다 가져가지는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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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드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