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닭2015. 7. 24. 18:50

 

 

예쁘고 잘생긴 우리 삐약이.

공격을 당하고 코 앞에서 아픈 형제가 당하여

끌려갔을때 얼마나 무서웠을까...

내내 다리가 아파 제대로 걷지도 못하다

그 탓에 도망도 못치고 당했을 우리 다리 아픈 삐약이는 얼마나 더 무서웠을까.

 

모기장 문을 열었을때 혼자 서성이고 있다

나를 몹시 반기던 녀석이 잊혀 지지 않는다.

혼자라도 살아남아서 기특하고 다행이다 여기면서

한편으론 내내 아픈 다리로 열심히 살다가 희생된

다리 아픈 삐약이 생각에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그대로 커서 닭장에 합류되었을때 이지매라도 당할까싶어 내내 걱정이었는데...

 

아픈 다리를 고쳐 볼 생각에 뒤늦게 병원에 데려가

엑스레이 사진 찍어 보고 이틀이 지난후 생긴일이었다.

다음 생엔 닭으로 태어나지 말고 건강한 사람으로 태어나

강하게 천수를 누리며 살기를 빌어본다.

 

그나저나 우리 삐약인 그 뒤로 현관에서 재웠는데

현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앉았다가

거울안으로 뛰어 들려해서

주위를 신문지로 가려줘야했고

저녁 무렵부턴 목청이 터져라 삐약거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함께 자란 형제라 여겼던 모양이었고

저녁무렵엔 더욱 생각나 찾는 눈치였다.

죽은 넘도 불쌍하지만 살아 남은 넘도 매일 불쌍하다.

 

이젠 벼슬이 제법 커진것을 보니 숫넘인듯.

 

 

 

 

 

 

 

 

부르면 더욱 총알같이 달려오고

내 주위를 맴도는 우리 가여운 삐약이.

이럴땐 더디 자라는것 같기도 하고 벌써 저만큼 큰듯하면 빨리 자란것 같기도하다.

 

 

 

 

 

 

 

 

채소밭이며 앞마당 꽃밭이며 어디든 내가 가는곳을 졸졸 따라 다닌다.

어미한테 배우질 못해도 스스로 조금씩 터득하며 벌레를 잡기도 하고 먹기도 한다.

 

 

 

 

 

 

 

 

가끔 아픈 형제의 아픈 다리를 밟기도 해서 나에게 혼나기도 하지만

여전히 똘망똘망 귀여운 녀석.

 

 

 

 

 

 

 

 

 

 

 

 

 

어미품에서 부화했으면 어미의 살뜰한 보살핌으로 자랐을텐데

부화기에서 태어난데다 그나마 함께 자란 형제마저 잃었으니

무서운 세상에 오롯이 저 혼자만이니 얼마나 외롭고 무서울까..

 

 

 

 

 

 

 

 

 

더 늦기전에 양평장에 가서

녀석의 가족이 되어줄 비슷한 크기의 청계병아리를 사왔다.

처음엔 한 마리만 사왔다가

의외로 녀석이 자꾸 새로온 녀석을 쪼아대서

한 마리를 더 사와 두마리의 새 가족이 생겼다.

처음엔 녀석들을 쪼아대길래 볼 때마다 막대기로 가리고 혼냈더니

그 뒤로 내가 막대기만 들면 가까이 오질 않는다.

 

쪼아대는것을 며칠 말리니 이젠 언제 그랬냐는듯 한 몸 같이 잘 움직인다.

가족 만들어주기는 성공적이다.

 

이젠 함께 물도 마시고,

 

 

 

 

 

 

 

함께 나란히 모이도 먹는다.

 

 

 

 

 

 

 

 

맨처음 왔을땐 작았던 녀석이

빨간 벼슬도 커지고 몸집도 우리 삐약이와 비슷하게 커졌다.

아마 우리 삐약이처럼 이녀석도 숫넘인가 보다.

 

 

 

 

 

 

 

 

왼쪽 녀석은 올때는 덩치가 조금 더 컸는데

조금 지나니 셋이 모두 비슷해졌고

함께 온 녀석처럼 벼슬이 붉은 색인데 커지지는 않는것을 보니 암넘인가 보다.

숫넘인 우리 삐약이와 빨간벼슬은 목털을 세우며 가끔 부딛친다.

장난을 치는것인지 싸우는것인지 헷갈리지만

위의 어미닭의 병아리들도 가끔 그런 녀석들이 있는것을 보니

숫넘들의 놀이나 서열싸움 연습?이 아닌가 싶다.

 

벼슬이 작아 암넘 같은 녀석과는 투닥거리지 않는다.

 

 

 

 

 

 

 

 

모이와 물도 함께 먹고 벌레사냥도 함께 하고

다른 녀석들이 안보이면 서로 삐약대며 찾기도 하고

쉴 때도 동시에 털을 다듬는다.

 

 

 

 

 

 

 

 

 

셋이 우르르 몰려 다니며 함께 하는 모습이 여간 귀여운게 아니다.

이젠 우리 삐약이도 더이상 나만 졸졸 따라다니지 않는다.

그렇지만 부르면 총알같이 뛰어오는것은 여전하다.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모습인 세 녀석.

밤낮으로 함께 있고 서로 의지하는 녀석들을 보면서

이젠 우리 삐약이 걱정은 한가지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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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드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