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샛별이♥2018. 5. 3. 11:13


양평 이웃집의 뚱이.

너무 영리하고 귀여운아이었다.
언니가 샛별이의 안먹는 간식을 주기 시작하자 내내 기다리기 시작했다.

우리집 쪽을 보며 기다리다 누군가가 나오면 너무 반갑게 달려오는 녀석 때문에
우린 문 밖을 나설 일이 있으면 실망할까봐 간식을 꼭 챙겨야했다.

뚱이는 너무 영리해서 마치 훈련 받은 아이처럼 말귀를 알아들었다.

앉아, 기다려 따위는 기본이고 사람과 대화하는것처럼 알아듣는 아주 눈치 빠른 귀여운 아이었다.

문밖을 나서면 쪼르르 달려와 반기다가 산책길도 기꺼이 동행하곤 했는데 이상하게 샛별이와 함께 할땐 안 따라왔다.

양평을 안가면서 우리 삐약이들과 함께 저 뚱이가 늘 마음에 걸렸다.
뚱이 간식을 줘야 하는데..
기다릴텐데...

우리 희원이도 뚱이를 몇 번 보더니 반해서(모든 동물에게 그렇지만) 늘 녀석의 안부를 궁금해했다.

지난 구정에 오랜만에 양평에 갈때 못 간 언니와 아픈 샛별이 때문에 함께 못 간 우리 희원이를 대신해서
제사와 식사가 끝나자마자 준비해간 간식을 잔뜩 들고 뚱이를 찾았다.

기다리고 있을 녀석을 기대했건만 녀석은 없고 텅빈 집만 덩그러니 있었다.
문을 두드려 주인장께 물으니 얼마전 커다란 떠돌이 개한테 물려 죽었다고 하며
죽을때까지 내내 우리집 쪽을 보며 기다렸다고 한다.

불쌍한 뚱이...
그동안 기다리게해서 미안...

영리한 녀석은 처음엔 훈련사에게 키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예의 바르고 영리했나 보다.
녀석을 처음 봤을땐 덩치 큰 다른 개와 함께 였는데 어느날부터 혼자 남아 작은 몸으로 혹독한 양평에서 바깥 작고 남루한 집에서 방치하듯 살아오다
어쩌다 만난 간식 주는 이웃집 사람들을 기다리곤 했던 가여운 녀석.

뚱이는 이제 춥지도 외롭지도 무섭지도 않겠지.

조금 먼저 간 뚱이가 몇 번 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간 우리 샛별이를 알아 보고 친구가 되어 줬으면 좋겠다.

착하디 착한 녀석들은 더이상 인간에게  휘둘리지 않고 마음껏 잘 지내는 좋은곳으로 갔을테지.

둘 다 모두 정말 수고 많았어,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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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드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