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부화

우리집 닭들중 제일 1순위는 우리 왕삐약이와 삐약이 까망이다.

둘 다 시동생이 한번에 3알을 부화시킬수 있는 장난감 같은 부화기로 부화에 성공한 애들이다.

얘들은 아기때 나에게 맡겨져 지금까지 내가 돌보기 때문에 다른 닭들과달리 내겐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닭에 대해서 무지한 내가 아무리 살뜰히 보살핀다해도 어미만은 정말 못하다는것을 암탉들이 포란하여 병아리를 돌보는것을 보고서 확실히 절감했다.

어미는 20여일이 넘는 기간을 포란하기 위해 식음을 전폐하다시피한다.
부화후엔 먹는것 뿐만아니라 안전까지 쉴새없이 아기들을 위해 살핀다.

병아리 아기들이 다칠새라 발걸음도 조심스럽게 디디고
먹을것이 있으면 구구 소리내어 아기들을 불러 먹게하고
계속 주위를 살피는것을 게을리하지 않다가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아기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끈다.

그러한 어미의 보살핌은 병아리들이 왠만큼 커서 독립할수 있을때까지 계속된다.

최근 태어난 병아리들과 어미닭


물론 독립 시기가 되면 어미는 병아리들을 쪼아 자신에게 냉정하게 분리시키는 비정함도 있지만
그때까지의 어미의 보살핌은 모르긴해도 병아리가 한 평생을 사는 밑거름이 될것이다.
뿐만아니라 어미에게서 독립을 당해도 동병상련 형제들이 있어 혼자가 아니고 함께라 든든하다.

이렇듯 어미에게서 부화된 병아리는 어미의 사랑으로 생을 시작하여 살아가는 지혜도 배우게되지만
인공부화된 병아리는 어떤가.

그것이 우리 삐약이들이 가장 불쌍하고 안스러운 이유다.

다행히 시동생의 인공부화는 멈췄지만 우리 삐약이들을 볼때마다 마음오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