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이 핀다.
고라니가 좋아하는 접시꽃.
저 뒤 윗 땅의 접시꽃 잎파리를 몽땅 잘라 먹었다.
붉고 커다란 꽃이 무척 예쁜 것이었는데..

앙상한 줄기 마저 쓰러지고
작게나마 꽃을 피우긴 했다.

대부분 비어 있는 우리집은
풍성하게 우거진 풀숲이라
고라니의 좋은 서식처가 되고 있다.
풀이 눌려 자고 간 흔적들이 곳곳에 있다.

백합을 심어 놓은 곳에 잠자리를 했는지 백합 몇줄기가 꺽여 누워 있고
그 옆 부처꽃 윗줄기를 똑똑 다 따먹었다.
꽃이 필때가 됐는데 올해는 부처꽃을 못보게 생겼다.

고라니의 비명같은 소리가
밤이면 가까이에서 계속 들렸던 곳이었는데
이제 집이 많아져 쫓겨나
밤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불쌍한 고라니.
닭이 있었을땐 낮에도 닭장 근처 숲에서 흔히 보였는데
지금은 모습을 볼수 없다.

사슴처럼 예쁘게 생겨서
비명같은 소리를 내는 고라니.
원래 그들의 삶터였을 그 곳.
사과나무 잎도 따먹고
접시꽃 잎파리도 따먹고
그렇게 함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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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드그린